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코로나19로 인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로봇이 활약했다. 특히 이번 올림픽에서는 식당과 경기장 등 어디에서나 인공지능(AI) 로봇을 쉽게 볼 수 있었다. 개막식 날 물 위를 떠다니는 로봇이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서는가 하면, 청소로봇은 경기장 내부를 깨끗이 정비하고, 식당 천장에서 내려온 로봇은 셰프 로봇이 요리한 음식을 손님에게 대접했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미디어센터 지하 1층 식당은 로봇 세상이다. 로봇이 천장 레일을 통해 음식을 손님에게 배달하고, 로봇이 중국 유명 요리사들의 레시피를 배워 요리를 한다. 로봇 팔이 중국식 플라이팬인 ‘웍’을 열심히 흔들어 볶음밥‧면을 10분 내로 완성한다. 손님들은 주문 후 천장에서 내려오는 음식을 받기만 하면 된다.
햄버거를 만드는 로봇, 감자튀김·만두 같은 간식을 만드는 로봇 등 다양한 셰프 로봇과 덮밥을 운반하는 로봇 등도 눈에 띈다. 식사 후에는 로봇 바리스타와 바텐더가 커피와 칵테일을 제공한다. 예쁜 칵테일이 완성되는 시간은 단 1분 30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사회적 거리두기’ 일환으로 대면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식당에 모든 요리와 음료는 로봇이 만들고, 내부 직원들은 주로 로봇 사용법을 알려주거나 계산을 한다.
베이징 동계올림픽 미디어센터를 청소하는 로봇의 모습도 볼 수 있다. 한쪽에서는 분리수거 로봇이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받아온다. 이 두 로봇은 자율주행 기능이 포함돼 있어 사람들을 피해 이리저리 돌아다닌다.
이러한 모습에 신기해하는 관람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로봇을 구경했다. 또 자율주행 기술은 경기장을 잇는 열차에도 탑재됐다. 베이징에서 150㎞ 떨어진 장자커우 스키 경기장은 자율주행 열차로 50분 만에 갈 수 있다.
로봇의 활용은 좋았지만 당초 중국 정부가 외친 ‘코로나 제로’는 실패로 끝났다. 당초 중국 당국은 올림픽 경기장, 선수촌, 훈련장 등을 외부와 완벽하게 차단해 관계자들과 베이징 시민과의 접촉을 차단한 '폐쇄 루프' 방식과 사람 간의 접촉을 최소화한 로봇으로 ‘코로나 제로’ 방역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이를 통해 사람 간의 접촉을 최대한 막았지만 이번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선수 등 관계자들 사이에서 확진자가 속속 발생하고 있다. 신화망 등 중국 현지 매체에 따르면 5일 기준 베이징 올림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40여 명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이 밖에 올림픽을 취재하기 위해 파견된 언론 등 관계자 20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에 받았다고 알려졌다. 또 8일 경기를 앞둔 미국의 피겨 스케이팅 남자 싱글 빈센트 저우(22)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아 경기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